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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렙과 책/알렙 책 소개

파트리시아 카스의 자전적 에세이 '파트리시아 카스, 내 목소리의 그늘'


“샹송의 디바, 파트리시아 카스의 자전적 에세이”  

‘살아있는 샹송의 전설’, ‘프랑스 문화의 아이콘’….  샹송가수 파트리시아 카스를 칭하는 표현들이다. 어려서부터 '꼬마 피아프'라 불렸고, 에디트 피아프의 탁월한 계승자라는 찬사를 받은 파트리시아 카스. 그녀의 노래를 다시 들어본다. <내 남자Mon mec a moi>, <스쳐가는 남자들Les hommes qui passent>... 거친 듯 부드럽고, 낮고 깊으며, '허스키'하고 '블루지'한 목소리는 여전히 관능적이고 매혹적이다. 이 책은 바로 그 파트리시아 카스가 제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야기다.

프랑스 동부 국경지대에서 광부의 딸로 태어나 여덟 살부터 장터 무대에서 노래하기 시작한 꼬마가 어떻게 세계적인 디바가 되었으며, 어떤 꿈을 꾸었고, 어떤 도전을 했으며, 어떤 영광을 누렸고, 어떤 아픔을 겪었는지, 어떤 무대에 섰고, 무대 뒤의 삶은 어땠는지, 이 모든 이야기를 그녀가 처음으로 낱낱이 털어놓는다. 순박한 가족 얘기, 소박한 기쁨, 결핍과 열등감, 살아보지 못한 청춘기에 대한 아쉬움, 사랑과 배신, 성공과 좌절을 고백한다. 하여, 이 책 《파트리시아 카스, 내 목소리의 그늘》에서 우리는 또 다른 파트리시아 카스를, 생을 고뇌하는 친밀한 한 인간을, 그녀의 삶이 주는 떨림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출판사 리뷰 >>

“파트리시아 카스, 예술가의 삶을 이야기하다.”

2012년 12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카스, 피아프를 노래하다>라는 제목의 콘서트가 열렸다. 샹송의 영원한 전설 에디트 피아프의 사후 50주년을 추모하며 또 하나의 전설 파트리시아 카스가 피아프를 노래한 무대였다. 어떤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그가 본 그해 최고의 콘서트였다고 했고, 수많은 팬들이 쓴 감동의 후기들이 블로그를 채웠다. 그러던 즈음 카스의 책을 만났다. 반갑고 설레었고, 그리고 뿌듯했다. 그녀의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 《파트리시아 카스, 내 목소리의 그늘》은 카스가 수년 동안 기록한 자전적 에세이이다. 1966년 12월 5일,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지역인 로렌Lorraine지방의 광산마을 포르바크Forbach에서 프랑스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파트리시아 카스. 그녀의 아버지는 광부였다. 대가족의 일용할 빵을 얻기 위해 매일 밤 좁고 어두운 갱도에서 전투를 벌이고, 그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와야 했다. 그녀의 어머니 또한 남편의 적은 월급으로 일곱 아이들을 키워내고 살림을 꾸리느라 치열한 삶을 살았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이웃들은 모두 광부이거나 광부의 가족들이었고, 그들의 미래란 감히 예측 가능한 것이었지만, 소녀 카트리시아는 탄광마을의 여느 아이들과는 다른 꿈을 꾸었다. ‘예술가의 삶‘. 엄마가 그녀를 위해 꾼 꿈이자 그녀의 바람이었다. 조명, 뜨거운 무대, 열광하는 팬들. 스타들이나 유명인들과의 만남, 대통령들까지. 그리고 러시아, 아시아, 또는 독일로 떠나는 여행들….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던 평범한 소녀의 일상은, 불과 열세 살의 나이로 ‘룸펠캄머’라는 클럽의 정식 가수가 되면서 빠르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그녀에게는 또래 소녀들이 겪는 감상적인 진통과 정지된 시간이 없었다. 미래를 상상하고 빨리 그 미래에 들어서기 위해 안달하는 초조한 공백기도 없었다. 

그녀는 이미 어른들의 삶에 들어서 있으므로. 클럽에서 그룹의 여가수로 7년 동안 활동하며 다양한 쟝르의 노래를 소화해낸 그녀는 1985년에 한 건축가의 도움으로 파리에서 오디션을 보게 되고 그녀의 첫 싱글인 <질투하는 여자Jalouse>를 발표했다. 비록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제작을 맡은 프랑스의 영화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의 명성을 담보로, 파트리시아는 TV에도 출연하며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87년 두 번째 싱글로 발표한 <마드무아젤은 블루스를 노래해Mademoiselle chante le Blues>가 40만장 이상이나 팔리는 큰 반향을 일으키자, 그녀는 세계를 일주하며 250개의 순회공연을 치러냈고 이후 성공의 가도를 달렸다. 


“살아있는 샹송의 전설, 파트리시아 카스가 그녀의 삶에 보내는 경의”

스포트라이트로 달구어진 무대에 서고, 조명보다 뜨거운 팬들의 열광을 받고, 알랭 드롱, 마이클 잭슨, 마돈나 등 유명 인사들과 친분을 맺고, 대통령을 만나기도 하는 삶….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위의 목소리와 달리, 예술가의 삶을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수줍고 순박하고 조심스럽다. 깊은 내면의 울림 같은 그녀의 노래가 그러하듯 그녀의 이야기 또한 엄살이나 가장 없이 진솔하다. 

1인칭 화자로서의 카스는 삶의 뿌리이며 지주였던 어머니를 잃고 21년째 애도의 시간을 보내는 외로운 인간이자, 좁고 어두운 갱도에서도 자기 운명을 후회하지 않았던 아버지처럼 강인한 인간이다. 거대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탄광마을 출신의 작은 소녀를 마음속에 간직한 소탈한 사람이고, 성공에 따르는 여러 가지 함정과 거짓된 관계를 두려워하는 조심성 많은 사람이다. 때로는 한 남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처절하게 자신을 내던지는 열정적인 여성이기도 하다. 


든든한 조력자였던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는 경험, 낭만적인 사랑이 폭력과 배신의 스릴러물이 되는 경험, 그것은 파트리시아 카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지만, 이 책에서 그녀는 오로지 흘러간 시간과 자신의 발자국에만 집중한다. 톱스타의 화려한 삶을 조명하는 대신 누군가의 가족이자 연인이자 친구인 파트리시아 카스를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덕택에 우리는 이 책 《파트리시아 카스, 내 목소리의 그늘》에서 또 다른 파트리시아 카스를 만날 수 있다. 금발에 파란 눈, 차가워 보이고 세련미 넘치는 스타와는 전혀 다른, 가난한 시골 광부의 딸을 만날 수 있다. 미숙하고, 주눅 들고, 상처 입고, 외로워하는 여린 민낯을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세상을 종횡으로 누비며 콘서트를 이어가고, 끝없이 도전하는 불굴의 전사 같은 강한 모습도 느낄 수 있다.  

올해로 마흔일곱. 한 인간으로서 아직 삶을 정리할 나이는 아니지만 일찍부터 남들보다 빠른 속도로 치열한 삶을 산 가수에게는 걸어온 길을 돌아볼 만한 시점이라 할 수 있겠다. 카스가 머리글에서 얘기한 것처럼, 이 이야기는 그녀 삶의 원본 테이프고 화면 밖에서 들려오는 해설이며, 우리가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테이프의 B면이다. 그녀 목소리의 그림자, 그녀 삶의 그림자는 이 노래의 여왕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옷자락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경의를 보낸다. 바로... 삶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