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와 서양 문화

윤일권·김원익 지음|716쪽|24,000원 
개정증보판|2015년 3월 10일|ISBN 978-89-97779-48-2 03210

인문학 > 신화/종교학 > 신화 이야기
역사/문화 > 신화 > 그리스로마신화 


그리스 신화 연구가, 김원익·윤일권이 쓴 
“서양 문화” 속의 그리스 신화
10년 만에 개정증보판 출간!!


“서양 문화의 산책길에 그리스 신화를 읽다”

신화는 구석기 시대나 신석기 시대 등 고대인들이 겪은 세상 체험을 담은 이야기다. 우리의 실생활 속으로 뛰어든 수천 년 전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는 허무맹랑하다 여겨지지 않고, 상상력의 나래를 끝없이 펼쳐 보여,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무엇보다도 그리스 로마 신화가 서양 문화에 끼친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수천 년 동안 서양의 문학, 심리, 미술, 음악, 철학, 역사, 건축 등에 지울 수 없는 발자취를 남겼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단순히 재미있는 옛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기독교(헤브라이즘)와 함께 서양 문화의 양대 뿌리로 평가되는 그리스 로마 문명(헬레니즘)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자료다.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가 서양 문화에 깊게 남긴 발자취를 산책하듯이 편안하게 따라간다. 그래서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여러 주제로 나누어 차근차근 풀어가면서 그 문화의 흔적을 살펴본다. 올림포스 신족, 인간 심리, 사랑, 여성, 영웅, 모험, 전쟁 등이 그 열쇳말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로 동성애를 말할 수도 있다. 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피그말리온 효과, 나르시시즘 등 신화의 이야기 원형에서 인간 심리를 설명하는 개념들을 발견할 수도 있다. 올림포스 신족들을 통해서 “나는 어떤 유형의 인간인가?”를 파악하는, 인간 캐릭터 유형을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영웅들의 모험담은 스토리텔링의 전형으로, 수많은 문학작품과 영화, 미술, 음악 등에 큰 영향을 주어왔다. 저자들은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 원형, 신화의 캐릭터, 신화의 상징으로부터 인간의 이러한 모든 주제들을 말하고자 한다. 
가령 올림포스 신족의 구성원들인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은 신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 유형들을 구현하고 있음을 밝혀낸다. 제우스의 신조(神鳥)인 독수리는 로마와 히틀러 시대와 미국의 국조(國鳥)인 독수리와 연결시키면서 제우스처럼 최고가 되고 싶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상징하는 것으로 읽어낸다. 아테나 여신과 그녀의 신조인 올빼미를 통해서는 헤겔의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에야 날갯짓을 시작한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웅의 여정은 세계적인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이론을 빌려 이 세상 모든 스토리텔링의 원형으로 소개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276장에 달하는 수많은 그림과 계보도와 지도이다. 독자들은 그것들을 통해 계속해서 속속 등장하는 어려운 이름들 때문에 한없이 어렵고 복잡하게만 보이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다 재미있고 입체적으로 개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곁의 그리스 신화”

우선, 우리와 아주 가까운 실생활부터 들여다보자. 화장품 중에 ‘헤라’라는 상표가 붙은 것이 있다. 이상하다. 왜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이름을 붙이지 않고 ‘헤라’라고 했을까. 그것은 아프로디테가 남편인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전쟁의 신 아레스와 자주 바람을 피웠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헤라는 한 번도 한눈을 팔지 않았다. 제우스의 아내로서 위엄을 잃지 않았다. 결혼의 여신으로서 도덕성도 저버리지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미모는 아프로디테에게 약간 떨어지지만 정숙한 부인의 모습이 더 마음에 들었던 것이 아닐까? 서양인들이라면 아프로디테라는 이름을 택했는지 모를 일이다. 헤라라는 화장품을 바르면 헤라처럼 곱고 정숙한 여신이 된다? 뭐 그런 뜻이 아닐까?
‘씨리얼(cereal)’이라는 과자에도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 이름이 숨어 있다. 곡신의 여신은 데메테르인데 로마에서는 케레스(Ceres)라고 불렀다. ‘씨리얼’은 바로 케레스라는 말에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박카스’라는 이름의 건강음료는 아무래도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다. 그리스 신화에서 술의 신은 디오니소스였는데 로마에서는 바쿠스(Bacchus)로 불렸다. ‘박카스’는 바쿠스라는 술의 신에서 따온 이름이다. 하지만 술도 적당히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는 걸 보면 그리 어색한 이름도 아닌 것 같다. 시내를 걷다 보면 가끔 ‘바쿠스’라는 이름을 지닌 호프집이 눈에 띄기도 한다. 아무래도 바쿠스는 술집에 더 어울리는 이름이 아닐까?
닉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밤의 여신이다. ‘닉스’라는 이름을 붙인 청바지가 있다. 밤의 여신과 청바지는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청바지 색깔이 어두워서 그런 이름을 붙인 것일까? 또한 한때 ‘암바사’라는 음료수가 있었다. 그리고 캔으로 된 음료를 ‘넥타’라고 한 적이 있었다. 두 이름 모두 그리스 로마 신들의 음식인 암브로시아와 음료수인 넥타르라는 말에서 따온 것이다.
영화 「해리포터」를 보면 머리가 셋 달린 ‘플러피’라는 개가 나온다. 신비한 마법사의 돌을 지키는 개다. 그런데 플러피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케르베로스라는 개를 빼닮았다. 케르베로스도 머리가 셋이며 지하 세계의 길목을 지킨다. 왜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케르베로스가 해리포터에도 등장하는 것일까? 「해리포터」의 작가가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상상력의 보물단지에서 꺼내온 것은 아닐까? 

“서양 문화 속의 그리스 신화”

서양 문화에 끼친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그것은 수천 년 동안 서양의 문학, 심리, 미술, 음악, 철학, 역사, 건축 등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 셰익스피어, 라신, 괴테의 작품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는 아주 힘들다. 
가령 괴테의 『파우스트』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최고의 미녀 헬레네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타우리스의 이피게네이아」처럼 아예 그리스 로마 신화의 특정한 인물을 다룬 작품도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피그말리온 효과’, ‘나르시시즘’이라는 심리학 개념도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의 행적에서 만들어진 개념이다. 유명한 서양 미술가들의 작품 중 상당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가령 루벤스의 작품 중 1/3 이상이 <파리스의 심판>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를 소재로 한 것이다. 
이것뿐 아니다. 글루크(Ch. W. Gluck)를 비롯한 유명한 음악가들도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를 소재로 한 수많은 곡을 만들어냈다. 서양철학의 원류인 플라톤과 소크라테스도 자신의 생각을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사건들에 빗대어 설명하곤 한다. 인류학이나 고고학뿐 아니라 서양의 고대사 연구도 그리스 로마 신화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 가령 고대사 연구의 백미로 꼽히는 모건(L. H. Morgan)의 『고대 사회』나 바흐오펜(J. J. Bachofen)의 『모권』은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살해한 오레스테스와 아레이오스파고스 언덕에서 벌어진 그에 대한 재판을 토대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건축은 어떠한가? 현대 건축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파르테논 신전을 비롯한 그리스 로마 건축의 대부분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소재로 만들어지지 않았는가?

저자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하여 서양 문화를 살펴보려 한다. 다양한 문헌들을 토대로 그리스 신화를 집대성하였음은 물론, 어문학, 예술, 철학,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 신화와 연관 있는 서구 지성과 서구 예술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았다. 이 책은 지난 2004년에 문예출판사에서 출간되어 여러 대학에서 교양과목 교재로 사용되면서 독자들의 많은 사랑(15쇄)을 받아오다가 10년 만에 개정하고 증보한 것이다. 관련 문헌들을 재검토하였고, 내용을 대폭 늘렸을 뿐 아니라, 많은 시각 자료와 계보도, 지도를 첨가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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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윤일권

독일문학(카프카의 소설)을 전공했으며 배재대 독일어문화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 주요 강의 과목은 ‘그리스로마신화’, ‘스토리가 있는 유럽역사기행’, ‘영화로 읽는 서양명작’ 등이며, 지은 책으로는 『그리스 신화의 반항아들』, 『창의력과 상상력의 바다—그리스 신화의 세계』, 『문학교수의 베스트셀러 산책』, 『스토리가 있는 유럽역사기행』 등이 있다. 문학과 신화와 역사를 아우르는 새로운 강의 개발과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김원익 

문학박사, 신화 연구가, 한국 그리스학 연구소 부소장. 연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마부르크 대학에서 수학했다. 연세대에서 ‘릴케의 <말테의 수기>와 대도시 문제’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KBS 2 TV에서 ‘신화, 인간의 거울’이라는 제목으로 4회에 걸쳐 ‘TV 특강’을 했으며, 삼성전자 등에서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현재 여러 대학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 ‘게르만신화’, ‘신화구조론’, ‘그리스 로마 문화의 이해’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기업체, 지역 도서관, 병원 등지에서 신화를 소재로 활발하게 인문학 특강을 하고 있다.
역서로는 헤시오도스의 『신통기』, 아폴로니오스 로디오스의 『아르고호의 모험』, 평역서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오비디우스의 『사랑의 기술』, 저서로는 『신화, 세상에 답하다』, 『신화, 인간을 말하다』, 『신들의 전쟁』, 감수한 책으로는 『후who,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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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신화의 산책길에 초대하며 


◈ 제1장 신화의 생성과 전승

◈ 제2장 우주의 기원과 신들의 전쟁 
1. 우주의 기원  
2. 신들의 전쟁: 티탄에서 올림포스로  

◈ 제3장 올림포스 신족 Ⅰ- 제우스의 형제들  
1. 제우스: 바람둥이 제왕  
2. 헤라: 추락하는 여왕  
3. 포세이돈: 폭풍노도의 바다  
4. 데메테르: 땅의 어머니  

◈ 제4장 올림포스 신족 Ⅱ- 올림포스의 라이벌  
1. 아폴론: 이성의 빛, 만능의 황태자  
2. 디오니소스: 도취와 광기의 나그네  
3. 아테나: 똑똑하고 차가운 커리어 우먼  
4. 아프로디테: 성의 해방을 부르짖는 자유부인  

◈ 제5장 올림포스 신족 Ⅲ- 올림포스의 개성파들  
1. 헤르메스: 잽싸고 간교한 심부름꾼  
2. 아르테미스: 무한 자유를 꿈꾸는 자연주의자  
3. 헤파이스토스: 불구의 마이스터  
4. 아레스: 증오와 파괴의 싸움꾼  

◈ 제6장 인류의 기원과 심판  
1. 프로메테우스와 제우스의 대립  
2. 판도라 이야기  
3. 인류의 다섯 시대와 대홍수  

◈ 제7장 신화와 인간 심리  
1.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2. 나르시시즘   
3. 피그말리온 효과   


◈ 제8장 사랑 이야기   
1. 에로스와 프시케   
2.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 제9장 그리스 로마 신화와 동성애   
1. 고대 그리스인의 양성애관   
2. 고대 그리스 사회의 동성애   
3. 그리스 신화에 그려진 동성애   

◈ 제10장 여성 이야기   
1. 악녀 메데이아   
2. 독부 클리타임네스트라   
3. 정의의 화신 안티고네   
4. 고결한 여인 이피게네이아   

◈ 제11장 영웅 이야기
1. 영웅의 원형, 페르세우스  
2. 전쟁의 달인, 헤라클레스  
3. 리틀 헤라클레스, 테세우스   
4. 아르고 호 원정대의 이아손  
◈ 제12장 트로이 전쟁   
1. 트로이 왕가
2. 전쟁의 원인
3. 전쟁의 양상
4. 트로이의 함락
5. 전쟁의 원조, 트로이 전쟁
6. 『일리아스』와 『펜테실레이아』

◈ 제13장 오디세우스의 모험
1. 귀향 전 오디세우스의 행적
2. 오디세우스의 모험 경로
3. 계책, 극기, 화술의 달인, 오디세우스
4.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와 귀향

◈ 제14장 아이네이아스의 모험  
1. 아프로디테의 아들, 아이네이아스
2. 트로이 전쟁에서의 아이네이아스
3. 아이네이아스의 모험 경로
4.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 참고문헌
◈ 찾아보기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서양 문화

저자
윤일권, 김원익 지음
출판사
알렙 | 2015-03-11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그리스 신화 연구가, 김원익·윤일권이 쓴 "서양 문화" 속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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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eph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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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인문학

인문학으로 분단의 장벽을 넘다


김성민 외 지음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엮음|304쪽|16,000원 

2015년 2월 25일|ISBN 978-89-97779-47-5 93340


분야 : 인문계열 > 인문학 일반

사회과학 > 한국 정치 > 정치사 

사회과학 > 통일/북한관계 > 북한학 일반







인문학으로 통일 담론의 지성사를 밝히다!

체제․제도의 통일에서 ‘사람의 통일’로

민족동질성에서 ‘민족공통성(national commonality)’으로

분단의 아비투스를 우애의 아비투스로


사회과학 관점에 사로잡힌 통일 문제를 

인문학적인 통일 패러다임으로 전환!


 인문 정신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통일 문제를 진단하고 그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통일인문학』은 철학, 사학, 국문학 등 여러 인문학적 연구 성과를 통섭적으로 연구하여, 기존의 경제·정치 등 사회과학적 관점에 사로잡힌 통일 문제를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삶의 문제로 바라보려고 한다. 그래서 통일인문학은 ‘체제의 통일’을 넘어 ‘사람의 통일’로, 분단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통일과 평화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인문학적 성찰과 지혜를 모으고자 한다.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김성민 단장)은 통일에 관한 인문학적 패러다임을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해 왔다. 인간의 삶의 방식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통해 인문학적 관점에 기반을 둔 통일 패러다임을 모색해 보고자 한 것이다. 그간의 연구 성과와 주요 주장과 명제들을 한데 묶어 탄생한 책이,『통일인문학―인문학으로 분단의 장벽을 넘다』이다. 

 



왜 통일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가?


 올해 2015년은 1945년에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되자마자 분단을 맞이한 지 70년이 경과되는 해이다. 70년이라는 시간은 남북의 통일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태도를 사뭇 달라지게 만들었다. 이제 통일에 대한 의미는 더 이상 모든 사람에게 같지 않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분단의 상처와 고통은 변하지 않고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 현재, 21세기를 살아가는 남과 북의 주민들은 통일에 관한 당위론을 펴면서도 통일에 대한 거부감 또는 무관심을 보이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한 무관심은 앞으로 더욱 커져갈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통일과 관련된 주장과 담론들은 우리들의 현실과 멀리 떨어져 있었다. 사람다운 삶을 향상시키고 행복을 증진시킨다는 차원이 아니라, 나와 큰 상관이 없는 체제·이념·제도의 차원에서 통일을 주로 이야기해 왔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기존 통일 담론”은 어떠했는지 지적하고 있다. 지난 분단 70년 동안 통일의 당위성만을 이야기하고 정작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둔감했다는 점이 첫째이다. “같은 민족이니까 반드시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식의 당위성이, 분단의 고통과 아픔을 실존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현실적 필요성을 압도했던 것이다. 또, 기존 통일 담론은 “인간적 삶”의 차원이 무시되고 체제와 제도의 통합에 치중하는 흐름(사회과학, 정치학)이 지배적이었다. 정치·경제가 본질이고 사회·문화는 부수적이라는 관점이다. 마지막으로, 이제까지의 통일 담론은 남북의 통일을 항상 하나의 완결된 결과로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했다. 통일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긴 것이다. 통일 이후에 동독과 서독의 이질화가 여전히 사회 문제가 되는 독일의 통일 사례를 보더라도, 통일은 ‘과정으로서의 통일’이 되어야 한다. 과정으로서의 통일은 결국 ‘사람의 통일’을 의미한다. 새로운 한반도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주체이자, 실제로 그러한 통합의 대상이기도 한 것은, 우리 자신,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통일은 체제·제도·이념의 통일이 아니라 ‘사람의 통일’이다. 


통일의 어떤 측면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았는가?


 통일은 남북한 주민들이 현 단계보다 나은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이자, 자유·평등·인권·민주주의·생태와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과제이다. 그래서 통일인문학은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통일이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 분단 구조가 만든 여러 가지 문제점을 극복하면서,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상태로 남북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는 ‘동태적 과정’으로 규정한다. 요컨대 통일인문학이 규정한 분단의 극복과 통일의 의미는 결국 서로 이질적인 체제·제도·이념 속에서 살아온 두 집단이 서로 ‘소통’함으로써, 분단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새로운 민족공동체로의 ‘통합’을 만드는 것이다. 

『통일인문학』은 그러한 소통·치유·통합으로서의 통일을 고민한 이야기이다. 통일인문학은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 문제를 사상 이념, 정서 문예, 생활 문화라는 인문학적인 차원에서 나누어 접근하고, 통일의 범주도 남북 주민들의 결합으로 한정하지 않고 700만 명에 달하는 코리언 디아스포라의 통합으로까지 확대하여 연구한다. 통일은 단순히 남북이 하나의 국가로 통합하는 차원을 넘어 식민, 이산, 분단, 전쟁, 적대적 대립에 이르는 20세기 한민족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민족의 진정한 합력을 창출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통일인문학은 기존의 북한학, 조선학, 한국학을 통합하여 보다 온전한 한국학의 정립과 한국 인문학의 세계화를 지향합니다. 


‘통일인문학’에서 새롭게 주창한 관점 및 개념은?


체제·제도의 통일에서 ‘사람의 통일’로


 남북 통일을 서로 다른 체제 사이의 이질성을 극복하는 문제로만 사고해서는 진정한 사회적 통합을 기대하기 어렵다. 독일 통일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통일은 정치·경제의 통합 이전에 무엇보다 사람들의 통합이 보다 근본적인 과제이다. 통일이 갑자기 이루어진다면 통일 이후 독일처럼 우리는 양 지역 사이의 이질성과 배타성, 통합 과정에서의 상처로 인해 극심한 갈등과 사회 통합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가치관·정서·문화의 통일은 정치·경제의 통합을 떠받치는 바탕이자 통일을 진정한 사회적 통합으로 만드는 근본적인 힘이다. 이런 점에서 통일인문학은 기존의 통일 담론이 가진 한계점을 극복하고 보다 근본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사람의 통일’을 지향한다. 


민족동질성에서 ‘민족공통성(national commonality)’으로


 남북이 현재 상황 속에서 민족적 이질성을 극복하고 과거의 원형적이거나 실체화된 민족적 동질성을 회복하자는 주장은 그들의 다양한 ‘차이’를 결코 조화롭게 수용할 수 없다. 민족공동체에 편입될 수 있는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그러한 동질적 속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인식은 오히려 그러한 속성을 공유하지 않는 다른 코리언에 대한 폭력적이고 일방적인 규정만을 생산할 뿐이다.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통일 국가, 새로운 민족공동체는 단순히 분단 이전의 상황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새로운 민족공동체는 현재 없으며 이후 생성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에서 ‘미래 지향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심은 분단 이후 각기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코리언의 ‘차이’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이다. 즉 동일성의 원리가 나와는 다른 이질적인 것들에 대해 폭력적인 배제로 나아갔다고 한다면 이제는 서로 다른 ‘차이’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더욱 요구된다. 그래서 동일성의 원리에 근거한 민족정체성이 아닌 차이와 다수성의 원리에 기반을 둔 ‘민족공통성’이라는, 일종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때 민족공통성은 분단 이전의 동일성에 근거한 민족동질성의 회복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코리언들의 다양한 차이와 다수성에 근거하여 이들의 접촉과 교류를 통해 미래적으로 생성되는 ‘공통의 가치, 정서, 문화’를 의미한다.(비트겐슈타인의 ‘가족유사성(family resemblance)’ 개념의 적용, 본문 228쪽)


분단의 아비투스(habitus of division)


 분단 이후 남북 관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타자와의 관계에서 전제되는 상호 이해의 쌍방향 소통이라는 최소한의 합리성은 고사하고, 적대와 원한 감정이 압도하고 있다. 물론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등에서 보듯 국면에 따라 남북 관계의 소통과 화해가 진전되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적대 관계를 반복해 왔다. 그뿐만 아니라 분단의 적대성은 집단 무의식으로 내면화되어 있을 정도로 남북주민의 일상생활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다른 문제에 관한 한 합리적인 사람들도 남북 문제만 불거지면,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반사적으로 멈추고, 불편한 정서나 적대감을 앞세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처럼 남북관계를 특징짓는 비합리적 충동은 분단 체제가 단순히 체제적 차원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분단 체제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적 삶에 내면화되어 무의식의 영역에서도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합리적인 판단 영역을 벗어나 사람들의 신체와 마음을 통해 작동하는 이와 같은 비합리적 충동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분단 아비투스와 분단 트라우마는 이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의 아비투스(Habitus) 개념을 차용·변용시킨 ‘분단 아비투스’는 단순한 지배 이데올로기나, 주입된 의식이 아니라 분단의 적대성이 우리의 신체에 아로새겨져 있는 내면화된 믿음의 체계를 의미한다. 분단 체제는 정치경제 체제의 적대성뿐만 아니라, 이런 적대적 체제가 분단 체제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신체에 분단의 적대성과 관련한 가치와 성향들을 아로새긴다. 북에 대한 이해 불가능성과 기괴한 이미지의 형성은 분단 70여 년의 세월 동안 적대적 믿음과 성향들이 우리의 신체에 아로새겨진 결과이다. 요컨대 분단 체제는 단순한 두 국가의 대립만을 낳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 장치와 제도, 의식, 교육 등을 통해서 분단의 아비투스를 우리의 신체에 각인시킨다. 자기 검열과 거의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북에 대한 이해 불가능성과 기괴한 이미지의 형성은 이런 아비투스의 산물이다. 특히 ‘반공주의적 아비투스’는 분단 체제의 고착화에서 결정적 의미를 가졌다. 


분단의 트라우마(trauma of division)


 그런데 분단 아비투스만으로 남북의 상호 적대성과 증오심이 작동하는 메커니즘 전체를 파악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분단 아비투스는 신체에 체현된 특정한 성향들, 믿음들의 체계들을 인식하도록 하지만 왜 그런 성향과 믿음들이 내면화될 수 있었는가 하는 심리적 중핵을 보여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분단의 적대성과 상호 증오심은 단순히 위로부터 강제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래로부터의 적극적인 동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런 점에서 ‘분단 트라우마’는 남북 주민이 적대적인 믿음과 성향을 내면화하고 자발적으로 분단 국가에 동의하게 만드는 사회 심리적 중핵이다. 분단 아비투스를 작동시키는 분단 트라우마는 감당할 수 없는 한 개인의 실존적 상처를 의미한다기보다, 남북 주민에게 증오와 공포를 유발하고 있는 집단적 사회 심리를 의미한다. 

 그래서 분단 트라우마는 민족국가를 향한 집단적 열망의 좌절 책임을 남북이 상대에 대한 원한과 복수의 감정으로 전치(displacement)시킴으로써 생겨난 것이다. ‘민족=국가’를 향한 열망이 강할수록 이를 훼손하는 상대의 체제와 이념은 소멸해야 할 반민족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오늘날 불신과 증오의 깊은 골을 형성하고 있는 남북의 적대성은 과거의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억을 끊임없이 환기하여 현재화함으로써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분단 트라우마의 지속적인 환기와 현재화로 인해, 동서냉전이 해체된 지금까지도 한반도에는 냉전문화가 강고하게 유지되면서 좌우 이념이 공존 불가능하다는 진영 모순의 극단화가 유독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분단 트라우마의 치유를 위해서는 그러한 적대성을 재생산하는 사회적 구조를 변화시키고 나아가 그를 통해 생산되는 분단의 사회적 신체를 우애와 통합의 사회적 신체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즉, 분단의 아비투스를 ‘우애의 아비투스’로 바꾸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본문 212-215쪽) 



‘통일인문학’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통일의 패러다임은 무엇인가?


 통일이 사회 통합의 길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적인 체제 통합뿐만 아니라 가치·정서·생활상의 공통성을 창출하는 작업, 즉‘사상 이념(머리), 정서 문예(가슴), 생활 문화(팔다리)’의 통합을 필요로 한다. 이 책의 <제1부 인문학적 통일 담론의 필요성과 통일인문학>은 ‘통일인문학’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의식을 관통하면서 이 책 전체를 조망하고 있는 글이다. 이 부분에서는 주로 기존 통일론을 지성사적 관점에서 해부하면서 그것이 갖는 의의와 한계를 공히 지적하고 있다. 나아가 인문학과 통일의 결합이 갖는 필요성 및 통일인문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패러다임을 구성하고 있는 방법론과 연구 대상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소통·치유·통합이라는 패러다임이 왜 제기되었으며, 그 각각은 세부적으로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지를 대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① ‘소통-상생의 패러다임’은 동질성 대 이질성을 ‘차이와 공통성’의 패러다임으로 바꾸는 데 기초한다. 남과 북의 적대성은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것으로서 ‘타자의 타자성’에서 나온다. 따라서 소통에 근거한 상생의 패러다임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타자의 타자성’을 ‘가르치고 배우는’ 비대칭적 소통의 체계로 만들어가야 한다. ‘과정으로서의 통일’이라는 개념은 남과 북이 타자의 타자성을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가는 새로운 언어 규칙의 정립, 즉 새로운 통일한반도의 가치와 규범을 마주침이 만들어내는 공감을 통해서 공통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제2부 소통의 패러다임: 미래의 고향을 만들어가는 형제애적 소통>은 ‘사람의 통일’이라는 문제의식에 있어서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소통’에 대한 글이다. 특히 남북 관계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소통적 관계맺음 방식을 다루고 있다. 분단 극복과 통일을 위한 남북의 관계맺음은 분단 70년 동안 간혹 진행되어 왔던 남북의 대화와 협상만을 의미할 수 없다. 진정한 의미의 소통은 서로의 ‘막힘’을 뚫고 ‘다름’을 나누면서 남북 간에 말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글은 그러한 진정한 소통의 방식들을, 이를테면 ‘내 안의 타자’와의 대화, ‘형제애적인’ 소통, ‘가르치고 배우는’ 호혜적 소통 방식을 다루고 있다. 


② ‘치유의 패러다임'은 분단의 역사가 만들어낸 대립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패러다임이다. 분단 체제는 단일 민족국가를 향한 민족적 리비도가 좌절되는 트라우마를 ‘분단국가’의 결핍을 감추는 국가주의로 전치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분단 체제가 유발하는 병리적 현상들을 ‘병’으로 간주하고 마음의 수양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전략을 취한다. 그러나 그것은 분단 체제의 역사가 빚어낸 비극을 상호 자신의 역사로 통합하면서 분단을 극복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통일은 통일된 민족국가를 건설하지 못한 한민족의 분단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트라우마들을 분석하고 이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상호 분단된 서사를 하나의 통합적 서사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제3부 치유의 패러다임: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치유의 방향>은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시작된 남북의 상호 적대성이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줄어들지 않고 증폭되는 근본적 이유에 천착한 글이다. 특히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경험하지 않은 비경험자이면서 경험자와는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후세대들에게도 그러한 북에 대한 적대성이 고스란히 반복되는 이유를 ‘역사적 트라우마’라는 개념을 통해 해명하고 있다. 한반도가 경험한 트라우마적 상처들은 사람들을 어떤 강력한 힘에 묶어두고 북에 대한 강한 적대성과 같이 합리적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기인한 반응을 보이게 만드는 기제이다. 이때 그러한 기제로서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는 ‘식민’·‘분단’·‘이산’ 트라우마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글은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는 문화혁명적인 방안들을 다루고 있다. 


③ ‘통합의 패러다임’은 분단 체제가 만들어내는 분단된 국가의 사회적 신체들을 통일의 사회적 신체로, 분단의 아비투스를 연대와 우애의 아비투스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남과 북의 적대적 공생 구조는 지배 메커니즘 차원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분단국가의 국민들을 만들어내는, 분단된 국가의 사회적 신체들, 즉 신체에 내면화된 ‘성향, 믿음들의 체계’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서 작동한다. 따라서 남/북 분단의 적대성과 공생성이라는 악순환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분단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면서 상호 분단체제 속에서 내면화한 아비투스가 가진 오인의 구조를 승인하고 그 속에서 분단의 아비투스를 극복하는 전략을 만들어내야 한다. 

 <제4부 통합의 패러다임: 민족공통성 창출로서의 통일>은 한반도의 통일을 분단된 남과 북의 서로 다른 지역에 살아온 사람들의 사회문화적 통합 과정으로 이해하기 위한 목적에서 쓰였으며, 따라서 구체적인 통합 패러다임을 다루고 있다. 특히 이 부분은 남북의 소통을 가로막았던 ‘동질성 대 이질성’의 원리가 아닌, ‘차이와 공통성’에 기반한 통합 패러다임을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과거 지향적이며 원형적인 동질성 회복에 초점을 둔 민족공동체 건설이 아니라 ‘닮음의 흔적’을 통해 남과 북 각각이 변용시켜 온 차이와 소통하고, 그들과의 새로운 민족적 연대의 가능성을 찾는 과정으로서 통합 패러다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더불어 일제 식민지와 분단 체제라는 역사적 경험을 남북 주민과 더불어 공유하고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한반도 통일의 또 다른 주체인 ‘코리언 디아스포라’와의 민족적 통합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IHU, The Institute of the Humanities for Unification)


 통일 문제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과 지혜를 모으고자 ‘소통·치유·통합의 통일인문학’을 표방하며 건국대학교 인문학연구원에서 출범한 연구기관이다. 

 2009년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연구 체계를 본격화하였으며, 2012년 1단계 평가에서는 ‘전국 최우수 연구소’로 선정되었다. 

 통일인문학연구단은 ‘과정으로서의 통일’과 ‘사람의 통일’이라는 통일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소통·치유·통합’이라는 아젠다를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도 분단 극복과 한민족 통합의 인문적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학문 연구와 사회 활동에 통일인문학연구단이 함께할 것이다. 



집필진

김성민(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장) 

박영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교수)

이병수(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교수)

김종곤(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박민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최  원(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조배준(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원) 


 


차례 


서문 통일을 위한 인문학적 담론은 가능한가? 5


제1부 인문학적 통일 담론의 필요성과 ‘통일인문학’


1장 통일 담론의 지성사

1 전통적 통일 담론

2 통일 회의론


2장 인문학적 통일 담론

1 강만길의 분단시대론과 통일민족주의

2 백낙청의 분단 체제론

3 송두율의 통일 철학


3장 통일인문학의 패러다임과 연구 대상

1 통일인문학의 패러다임

2 통일인문학의 관점과 연구 대상


제2부 소통의 패러다임: 미래의 고향을 만들어가는 형제애적 소통


1장 ‘소통’의 전제조건: 둘과 다름, 그리고 ‘트임’


2장 남북 관계의 역사적 독특성과 관계맺음의 형식

1 국가 간의 관계를 초과하는 남북 관계의 독특성

2 ‘7·4 남북공동성명’과 ‘남북유엔동시가입’: 통일 개념의 재정립

3 ‘남북기본합의서’: ‘둘’의 승인과 과정으로서의 통일, 그리고 평화의 원칙


3장 남북 소통의 패러다임과 소통의 방식들

1 하나와 둘의 변증법: ‘내 안의 타자’와의 대화

2 내재적·비판적 방법론: 해석학적 순환에 따른 남북의 소통

3 형제애적 소통의 장애물: 치유의 과정으로서 소통


4장 민족공통성을 생산하는 소통 :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로서 소통


제3부  치유의 패러다임: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치유의 방향


1장 역사적 트라우마란 무엇인가?

1 반복되는 상처의 역사 

2 트라우마와 역사적 트라우마

3 후천적이고 이차적인 트라우마

4 집단 리비도의 좌절과 억압 그리고 사회적 신체의 생산


2장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

1 근대적 ‘민족=국가’에 대한 집단 리비도의 좌절: 식민 트라우마

2 하나의 민족, 두 개의 국가: 분단 트라우마

3 코리언 디아스포라의 트라우마: 이산 트라우마


3장 역사적 트라우마의 치유 방향

1 생명력 회복으로서 치유

2 분단 국가와의 전이적 관계 철회하기

3 분단의 아비투스에서 통합의 아비투스로


제4부 통합의 패러다임: 민족공통성 창출로서의 통일


1장 통합 패러다임의 전환과 민족공통성 

1 동질성 대 이질성

2 차이와 공통성

3 민족공통성론으로서 통합 패러다임


2장 코리언 디아스포라와 통합 패러다임

1 통일의 또 다른 주체로서 코리언 디아스포라

2 ‘민족주의 관점’과 그 한계

3 ‘탈민족주의적’ 관점과 그 한계

4 ‘제3의 정체성론’과 그 비판

5 코리언 디아스포라의 역사-존재론적 특성


3장 통일인문학의 의의 : 인문학으로 분단의 장벽을 넘다

1 한반도에서 인문학자로 산다는 것

2 통일인문학의 학문적 기여 

3 통일인문학의 실천적 의의


참고문헌  /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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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이후 문학, 역사학, 철학의 영역에서 사회과학계와는 다른 분단과 통일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이 시도되어 왔다. 분단시대론에 근거한 통일민족주의를 통해 분단 극복의 사학을 정립코자 한 역사학계의 강만길과, 월러스틴의 세계 체제론을 차용하여 분단을 하나의 체제로 파악하고 변혁적 중도주의와 시민 참여형 통일론을 통해 분단 체제의 극복을 모색한 문학계의 백낙청, 그리고 ‘경계인의 사유’를 통해 차이와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남과 북의 소통과 연대의 논리를 전개한 철학계의 송두율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정치·경제적인 통일 담론을 벗어나 인문학적 차원에서 분단과 통일 문제를 사유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인문학적 통일 담론’은 ‘통일인문학’의 선구적 역할을 하였다. (41쪽)


강만길·백낙청·송두율 역시 과정으로서의 통일이 지닌 이러한 원칙적 방향성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각자가 ‘과정으로서의 통일’에 부여하는 강조점은 차이가 있다. 강만길은 과정으로서의 통일이란 말 자체를 특별히 강조하지는 않았으나,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에 입각하여 남북의 사상적·이념적 차이를 극복하는 평화적·호혜적·대등적 통일론을 통일의 방법론으로 제시하였다. 백낙청은 특히 시민들의 참여가 보장되고 확대되는 과정을 중시했으며, 통일 방안의 측면에서 평화 공존에서 국가 연합의 단계를 거쳐, 복합적 국가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하였다. 나아가 송두율은 ‘과정으로서의 통일’의 핵심을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과정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들은 ‘과정으로서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명료하게 정초 짓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과정으로서 통일’에서 해체되어야 할 대상과 새롭게 창조되어야 할 대상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정으로서의 통일’에서 해체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분단 체제가 한반도 주민의 일상적 삶 속에 각인시킨 가치·정서·문화 혹은 사람들의 신체와 마음을 통해 작동하는 분단 체제의 메커니즘이다. 강만길은 분단 체제를 재생산하는 사람들의 성향과 믿음 그리고 적대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불충분했으며, 백낙청은 이를 자각하기는 했지만, 마음의 병이라는 지극히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렀으며, 송두율은 의식적인 계몽 활동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냉전적인 잔재로 보았다. 그러나 분단의 세월 동안 강화되어 온 남북의 적대성과 불신, 공포 등은 의식의 차원을 넘어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에 새겨져 있기 때문에 그것이 허위의식임을 자각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또 자각한다고 해서 쉽사리 극복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합리적 인식과 의지적 결단, 혹은 계몽 활동을 통해 간단히 해소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적 삶에 뿌리내린 분단의 가치·정서·문화는 심지어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이론적, 실천적 노력에도 은연중에 스며들어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따라서 분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인식적, 실천적 장애가 되는 이러한 가치, 정서, 생활문화가 어떤 성격을 지니며,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과정으로서의 통일’에서 창조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동질성과 이질성이라는 대립적인 틀을 넘어 남과 북 그리고 해외 디아스포라들이 다양하게 변용시켜 온 사회문화적 차이들의 접속을 통해 생성되는 통일한반도의 새로운 가치·정서·문화라는 공통 규칙이다. 강만길·백낙청·송두율은 ‘과정으로서의 통일’에서 창조되어야 할 대상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했다. 강만길은 남북을 포괄하는 한반도 전체적인 시각을 강조하기는 했으나, 민족동질성과 이질성이라는 인식론적인 틀을 전제하면서, 통일 과정을 과거부터 이어져 내려온 민족동질성의 회복으로 보는 전통적 민족주의 시각에 머물렀다. 백낙청은 통일한반도의 미래상을 미리 결정하지 않고, 남북 교류의 진전과 함께 시민 참여의 양과 질에 따라 달라질 여지를 남겨놓고 있지만, 가치·정서·문화적 맥락에 대한 분석을 누락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가치관이나 정서 그리고 욕망들이 부딪히면서 어떻게 통일한반도의 새로운 공통 규칙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유를 생략하였다. 송두율은 동질성과 이질성의 틀을 부인하고 남북의 서로 다른 가치관과 욕망의 부딪힘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미래의 고향’을 만드는 사회문화적 통합을 사유하였지만, ‘집단적 단수’로서 오랜 역사를 함께 해온 특수한 타자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남북의 타자성을 온전히 사유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민족동질성과 이질성의 인식론적 틀을 완전히 해체할 수 없었다. (72-74쪽)


이제까지의 북한 및 통일 연구는 한국의 관점과 이해관계가 투영된 지역학적 특징을 지니며, 북한을 통일의 주체라기보다 통일의 대상으로 사유하였다. 하지만 통일이 통일한반도의 정신과 가치, 문화의 미래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할 때, 그것은 남북 어느 한편에 의해 이루어질 수 없으며, 따라서 한국 중심의 지역학적 연구에서 벗어나서 남북의 역사, 문학, 철학을 아우르는 연구가 되어야 한다. 또한 북한의 ‘조선학’의 성과를 포괄하면서, 한국의 ‘한국학’과 북한의 ‘조선학’을 비교 평가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나아가 정치학 및 군사학, 그리고 경제학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정책 지향적인 연구 경향을 탈피하고, 사람의 분열을 극복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통합의 연구 방향이 요구된다. ‘사람의 통일’이란 관점과 더불어 가치, 정서의 사회문화적 통합 위에서 체제 통합을 다룰 때만 명실상부한 ‘통일학’의 위상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89쪽)


경제 중심 통일 담론이 지배적인 통일 담론이 되면 사람들은 통일로 나아가기 위한 대화와 협력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통일의 ‘대차대조표’를 짜는 데만 몰두하게 된다. 통일에 대한 극단적인 입장이면서도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경제주의적 입장, 즉 경제적 이익이 있으면 통일을 지지하고, 없으면 통일을 반대하겠다는 생각은 이러한 현상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통일 비용에 주목하는 경제주의적 관점은 분단을 더욱 고착화시키고 통일에 대해 회의적인 또 다른 형태의 분단 이데올로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통일인문학은 분단 트라우마와 그 치유에 대한 연구를 통해 너와 나의 고통에 대한 감수성을 일깨울 수 있다. 또한 통일인문학의 이러한 학술 활동이 널리 공감대를 얻어 사회적 저변의 확산으로 이어진다면, 미래의 주역인 젊은 세대들이 통일과 평화에 대한 열망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실천적 가치를 지니게 된다. 

 

그런 점에서 통일이 가져다줄 수 있는 기회와 인문적 가치의 측면에 주목할 때, 통일은 비로소 ‘삶-사회-세계의 평화와 공영’이라는 보다 원대한 지평과 만날 수 있다. 남북의 주민들과 코리언 디아스포라가 더 가혹해질지 모르는 21세기 삶의 조건 속에서 보다 평화롭고 자유로우며 평등하게 서로 협력하며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통일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한반도의 통일과 떨어져 있지 않다. 결국 통일은 코리언의 공동체성을 새롭게 모색하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각자가 만나고 있는 이웃, 자연, 세계와 협력하고 공존하여 지속 가능한 평화적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과정과 결부되어 있다. (276-277쪽)




통일인문학

저자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지음
출판사
알렙 | 2015-02-2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사회과학 관점에 사로잡힌 통일 문제를 인문학적인 통일 패러다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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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eph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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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을 위한 논리 개그 캠프> 본문 내용의 일부를 정리해서 올립니다.

아무쪼록 재밌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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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참 논리적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서기 2222년 지구는 우리 비만인들이 지배하게 됩니다. 마른인간들은 거의 멸종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 비만인들은 과거에 지구에 살았다는 마른인간에 대해서 연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른인간 연구소>, 「폭소클럽」(2006)


우리가 보통 ‘당신 얘기는 논리적이지 못해’라고 말할 때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표현은, 말이나 글에 두서(頭緖)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두서 있게’ 말하거나 쓰면 그것이 논리적일까요?

맞습니다. 두서 있게 말하거나 쓰는 것이 논리적 사고력의 출발입니다. 두서란 어떠한 글과 말의 순서와 질서, 즉 갈피를 뜻합니다. ‘갈피를 못 잡다’라는 표현이 바로 논리적이지 못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말이나 글에 두서가 있을 때, 그것을 논리적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논리를 다루는 학문이 논리학입니다. 논리학이 다루는 것은 낱말(개념), 명제(판단), 논증(추리)입니다. 낱말과 명제 그리고 논증은 각각 개념, 판단, 추리라는 사고 과정을 언어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중에서 우리가 개그에서 웃음 코드를 발견하거나 논술에서 글쓰기를 할 때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논증입니다.

논증이란 어떤 주장을 할 때 그 주장이 타당하고 그럴듯한지, 근거를 함께 제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주장’을 논리적인 용어로 표현하면 ‘결론’이며, ‘근거’는 ‘전제’입니다. 같은 말입니다.

두서없이 아무렇게나 말하고 글쓰는 대신,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제(근거)와 결론(주장)의 형식으로 질서 있게 제시하는 것이 논증입니다.


아래 예문을 볼까요?「논술 개그」 공연에도 등장하는 예문입니다.


가수 아이유는 눈이 두 개야. 왜 그러냐고? 그건 묻지 마. 아이유가 눈이 두 개라는데 왜 자꾸 따져? 그냥 그런 줄 알아. 아무튼 아이유는 눈이 두 개야.


아이유가 눈이 두 개라는 주장은 맞습니다. 하지만 전혀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제시되지 않고 막무가내로 말했으니까요. 위의 말을 논증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바로 전제와 결론의 형식으로 제시하면 됩니다.


전제(근거): 모든 사람은 눈이 두 개다.

전제(근거): 가수 아이유는 사람이다.

결론(주장): 그러므로 가수 아이유는 눈이 두 개다.


가수 아이유가 눈이 두 개라는 결론(주장)과 그 결론의 전제(근거)들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이 논리적 증명, 즉 논증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제시하면 매우 논리적인 말이나 글이 됩니다. 다음 예문을 볼까요?


대전제(근거): 모든 사람은 눈이 세 개다.

소전제(근거): 가수 아이유는 사람이다.

결론(주장): 그러므로 가수 아이유는 눈이 세 개다.


위의 예문도 타당한 (연역) 논증입니다. 전제와 결론을 논리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니까요. 바로 여기에서 많은 학생들이 고개를 갸우뚱할 것입니다. ‘가수 아이유는 눈이 세 개다.’라는 결론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이 논증은 타당합니다. 이 논증의 문제점은 결론이 아니라 전제에 있습니다. ‘가수 아이유는 사람이다.’라는 소전제는 참이지만, ‘모든 사람은 눈이 세 개다’라는 대전제가 거짓이기 때문입니다. (이와는 달리 전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확증할 수 없을 때 그 전제는 가정이 됩니다. 위 삼단논법에서 대전제는 가정이 아니라 명백히 거짓입니다. 만약 눈이 세 개인 사람이 태어난다면 그 대전제는 가정이 아니라 거짓 전제가 됩니다.)


그런데 전제가 거짓이어도 타당한 논증일까요? 

그렇습니다. (연역) 논증이란 전제나 결론의 사실관계를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논증은 우선 내용의 사실 여부가 아니라 형식을 따지는 것입니다. 즉 논증은 전제로부터 결론이 도출되는 형식을 다룹니다. 그래서 논리학은 수학처럼 형식적인 학문입니다. 그 형식에 담긴 내용을 사실적으로 검토하는 역할은 과학(인문학, 사

회과학, 자연과학)이 맡습니다. 과학적으로 그 논증의 전제들이 참일 때 그 논증은 내용적으로도 건전하다고 합니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어떤 논증이 타당하다는 것은 형식이 올바르다는 것을 말하고, 건전하다는 것은 그 내용까지 참임을 의미합니다.

자 그럼, ‘논리적이다’라는 말을 정의해 볼까요?

“전제와 결론의 형식으로 제시되어야 하며, 그 전제로부터 결론이 필연적으로 나와야 합니다.”




열여덟을 위한 논리 개그 캠프

저자
김성우, 송진완 지음
출판사
알렙 | 2014-11-2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열여덟을 위한 철학 캠프], [신화 캠프]에 이어, 청소년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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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에 갇힌 코미디 철학의 작은 역사

 아리스토텔레스는 드라마 비평 책이자 서양 최초의 예술철학 책인 『시학』에서 비극과 코미디(희극)를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주로 비극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어떤 해석자들은 『코미디에 관한 시학』이 그 후속편으로 존재했었지만 소실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래도 비극을 다루면서도 간간히 코미디를 언급하기 때문에 코미디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비극은 ‘탁월한 사람들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인 반면에 코미디는 ‘열악한 사람들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대 그리스의 귀족주의적인 세계관에 비추어보면, 비극의 주인공은 신화적인 위대한 영웅이거나 도덕적 뛰어난 여주인공인 반면에 코미디의 주인공은 평범한 시민들이 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비극적 모방의 대상이 “연민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영웅의 행위나 운명인 반면에, 코미디적인 모방의 대상은 “모든 잘못이 아니라 추악(醜惡)의 종류인 우스꽝스러움”입니다. 그는 이 우스꽝스러움을 “고통스럽지도 않고 파괴적이지 않은 실수의 종류”로 정의합니다. 이런 이유로 비극은 “연민과 공포를 통해 감정의 카타르시스(정화)”를 성취하는 반면에, 어떤 해석자들에게 의하면 코미디는 동료 인간의 실수에 관해서 나쁜 의도의 선망하는 감정이나 질투심으로부터의 카타르시스를 일으킨다고 합니다.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은 플라톤의 코미디 비판에 대한 일종의 반박으로 볼 수 있어요. 플라톤이 『필레보스』에서 선망하는 자, 즉 ‘심술궂은 시기’를 하는 자는 “그의 이웃들의 나쁜 일들에 대해 즐거워하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지요.
반면에, 헤겔은 “코믹한 것이란 자신의 행동을 모순으로 가져와 그것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주체성”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주체성(주관성)은 객체성(객관성)에 대립합니다. 객체성이란 전통적인 사회 규범과 인간관계의 윤리를 의미합니다. 주체성이란 이런 전통 규범과 윤리에 대해 회의하는 개인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주체성이란 데카르트가 제시한 코기토(cogito), 즉 생각하는 나를 말합니다. 모든 것을 의심해도 결국 의심하는 나는 확실히 존재합니다. 이것이 바로 주체성입니다. 그래서 주체성은 우선 자신을 규정할 주어진 내용이 없습니다. 근대의 주체성이란 전근대의 공동체성을 해체하고 그 토대가 되는 종교와 도덕을 의심하는 합리적 개인을 뜻하는 것이죠.
헤겔은 웃음에 관한 논의보다는 극으로 제도화된 코미디를 철학적으로 분석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예술 철학)은 주로 비극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헤겔의 예술철학으로 유명한 『미학 강의』에서 코미디는 모든 예술의 종결(완성)입니다. 
헤겔이 보기에, 그리스 비극은 객체적인 인륜성의 실체와 필연성을 기초로 삼고 드라마 인물의 개성과 그 사적인 삶의 깊이를 발전시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에 코미디는 주체적 인격성을 부조리와 그 부조리의 해소를 상세하게 서술하면서 완성시킵니다. 다시 말해 코미디는 비극이 끝난 지점을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즉 절대적으로 화해된 유쾌한 마음이 그것입니다. 
코미디는 ‘모순의 즐거운 화해’를 추구합니다. 다시 말해서 주체적인 만족이 핵심이 된다는 뜻입니다. 주인공이 추구한 행위의 결과가 좋지 않고 비극적이라도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는다는 자기 확신이 핵심인 것이지요. 이것이 아리스토파네스가 대표하는 옛 그리스 코미디의 특징입니다.
코미디의 주인공은 우선 그 자체로 우스운 면이 있어요. 그는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진지하지 않아요. 그래서 코미디의 주인공들은 더 고등하고 보편적인 관심을 갖지 않기에 실질적인 문제에서 이해관계의 갈등을 겪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현실과 모습에 전혀 의문도 품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코미디의 주인공들은 대개 낮은 지위의 사람들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진지하지 않기 때문에 거꾸로 결과의 희비극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아리스토파네스는 이렇게 절대적인 자유정신과 사적인 평온함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이러한 자유정신의 분위기 속에서 아리스토파네스는 아테네 도시국가의 신성한 신들과 동료 시민들을 풍자합니다. 특히 동료 시민들의 우스꽝스러움, 다시 말하면 대중적인 어리석음, 정치가들의 정신없음과 전쟁의 부조리함 등을 폭로하는 데에 주력합니다. 빚쟁이에게 빚 갚는 법을 가르치겠다고 제의하는 철학자 소크라테스, 지하세계로 내려와 비극 작가를 육성하겠다고 결심한 디오니소스 신 등, 이들은 모두 처음부터 바보에 불과합니다. 그러기에 자기 확신을 가지고 자신이 생각한 과업을 달성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바보인 자신과 그가 생각한 과업은 모순을 이루게 됩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무능해서 그 과업에 실패하더라도 자기 확신이 대단해서 절대로 마음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헤겔은 아리스토파네스가 냉담하고 악의적인 조소(嘲笑)가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반대로 그는 아리스토파네스를 동료 시민의 안녕에 관심이 있는 가장 재능이 뛰어나며 가장 좋은 시민이라고 단정합니다. 반면에 앞에서 언급했듯이 플라톤은 이러한 아리스토파네스의 코미디를 심술궂은 시기심에 의한 쾌감이라고 비판했지요.
근대 유럽의 코미디와 고대 그리스 코미디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근대 코미디는 관객들에게 사적인 이해관계와 성격들과 그와 연관된 일상적 부도덕함과 부조리함, 그리고 특이한 행동과 어리석음을 전부 제시합니다. 그래서 관객들은 그러한 음모에 담긴 온갖 모순을 보고 웃게 마련입니다. 이런 식으로 아리스토파네스적인 ‘영원한 화해로서의 솔직한 유쾌함’이 근대의 코미디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근대적인 음모의 코미디에서는 노골적인 악, 즉 교활하고 기만적인 자들의 음모, 사기, 비열함이 승리합니다. 음모에 의해 정직하지만 무기력한 어리석은 사람들이 늘 속임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근대 유럽의 코미디는 헤겔이 보기에 구토가 날 지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대 유럽은 진정으로 코믹하고 진정으로 시적인 코미디의 유형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러한 코미디의 기조(基調)는 그 모든 실패와 불운에도 불구하고 좋은 유머의 정신을 보여줍니다. 좋은 유머 정신은 무관심의 확신적인 유쾌함, 그리고 기본적으로 행복한 광기와 어리석음, 마지막으로 개성의 풍부함과 대담함입니다. 이것을 헤겔은 “깊이 있고 성찰적인 유머”라고 부릅니다. 대표적으로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셰익스피어의 코미디 작품들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헤겔의 이러한 좋은 코미디의 발전과 더불어 미학의 철학적 탐구가 진정한 종결(완성)에 이른다고 봅니다. 코미디의 유머 속에서 자유로운 절대적 주체의 낭만주의 정신의 부정적인 면이 드러나기 때문이지요. 이런 점에서 코미디는 예술의 완결입니다. 


열여덟을 위한 논리 개그 캠프

저자
김성우, 송진완 지음
출판사
알렙 | 2014-11-25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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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웃음과 유머에 바치는 서



일반적인 견해에 따르면 비극은 인간의 위대한 면모나 영웅적인 모습을 그립니다. 반면에 코미디, 즉 희극은 인간의 비열한 모습이나 추악한 행태를 그립니다. 그래서 홉스와 같은 철학자는 웃음을 ‘사악한 인간 본성의 저열한 부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한술 더 떠, 그는 웃음이 다른 사람들의 약점에 비해 자기 자신의 우월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우월한 웃음을 다루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비웃음을 거부하려고 합니다. 비웃음이란 권력자의 우월감이자 가진 자의 허세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비웃음이란 한마디로 권력의 유머이며, 지배의 웃음입니다. 

이 책은 냉소(冷笑)도 마음에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냉소란 많이 아는 자의 특권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냉소의 지혜는 진리의 가짜 모습일 뿐입니다. 이런 이유로 냉소는 자신의 삶을 갉아먹습니다. 냉소로 인해 도전 정신과 변화의 시도가 위축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냉소는 권력에 도구로 이용되는 웃음이며 현실에 복종하는 유머입니다.


“웃음은 인간의 얼굴에서 겨울을 몰아내는 햇볕이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한 유명한 말입니다. 이처럼, 이 책이 추구하는 웃음은 시민의 얼굴에서 고통과 한숨을 쫓아내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또 이 책은 값싼 위안과 천박한 힐링을 혐오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유머는 현실과 삶에 대한 예리한 통찰, 그리고 삶과 현실에 대한 집착 없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코미디는 역설과 반어로 모순과 부조리를 드러내면서도 해학과 익살로 위대한 정신의 건강을 표현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반전의 아이러니를 좋아합니다. 반전은 패배를 승리로, 슬픔을 기쁨으로, 고통을 즐거움으로 바꿉니다. 반전은 현실에 저항하는 유머이며 권력에 도전하는 웃음입니다.

또한 이 책은 전복의 풍자를 추구합니다. 전복은 부당한 권위를 무너뜨리고 강자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의 허세를 웃음으로 폭로합니다. 전복은 현실을 뒤집는 웃음이며 생명력을 고양시키는 유머입니다.


우리는 이 책에서 웃음과 유머를 논리학과 철학에 결합시키는 작업에 도전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형식논리학은 쉽게 무비판적인 정당화의 논리로 사용되기 쉽습니다. 귀납논리학은 수수께끼 풀이의 논리로 전락해 버리기도 합니다. 형식논리학과 귀납논리학이 개그의 반전과 코미디의 전복과 결합한다면 저항의 논리와 통찰의 논리로 바뀔 수 있습니다. 위대한 철학자들은 웃음과 유머에서 삶과 현실의 모순에 대한 통찰과 전통 가치에 대한 도전을 읽어냅니다. 

또한 우리는 이 책에서 웃음과 논리의 기괴한 결합, 유머와 철학의 낯선 융합을 시도했습니다. 우리 작업의 최대 경쟁자는 정치인들입니다. 정치인들이 만드는 블랙 유머와 섬뜩한 웃음의 실상은 우리 시민들에게는 한숨이며 불편함입니다. 이와는 다르게 우리의 의도는 논리와 철학의 추상적 고원에 개그의 구체적인 나무를 심어 반전과 전복의 웃음을 드리고자 한 것입니다. 모순과 불일치의 유머, 해방과 저항의 개그, 위대한 화해와 지혜로운 통찰의 코미디를 통해 웃음의 철학적 코드를 드러내고자 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미학과 문예비평에서는 웃음, 즉 익살은 골계미로 표현됩니다. 이 골계미라는 범주 아래에 기지나 위트, 농담과 조크는 거의 동의어로 사용되며, 해학은 유머와 동의어이고, 풍자나 희화(캐리커처), 패러디나 반어(아이러니) 등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유머는 웃음을 유발하는 말과 행동에 관한 가장 넓은 우산 개념으로 쓰입니다. 그 유머의 하위 범주로 위트, 농담(조크), 풍자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유머가 예술로 제도화된 극이 코미디(희극)입니다. 개그는 원래 농담 위주의 코미디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코미디를 대체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웃음, 유머, 농담, 코미디, 개그가 거의 동의어로 사용될 것입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이 책의 기획 배경이 된 「논술 개그」 시리즈 공연에 많은 개그 콘텐츠를 제공해 주신, 대학로 명품 코미디 연극 「당신이 주인공」의 제작진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당신이 주인공」의 제작사 대표이신 가도현 님과 연출가 개그맨 김대범 님께 특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주인공」과 「논술 개그」 시리즈에 함께 출연하며 수많은 개그 아이디어와 영감을 선물해 준 극단 ‘김대범소극장’ 소속 신인 배우 여러분들의 노고를 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땅 위에서 코미디와 개그에 일생을 헌신하며 따뜻한 유머와 촌철살인의 농담과 예상을 뒤집는 풍자와 반어로 우리 시민들을 즐겁게 해준 코미디언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2014년 11월

김성우, 송진완




열여덟을 위한 논리 개그 캠프

저자
김성우, 송진완 지음
출판사
알렙 | 2014-11-25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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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책소개
[열여덟을 위한 철학 캠프], [신화 캠프]에 이어, 청소년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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