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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와 책/출판 그 후

외면 받았으나 볼륨을 키운 청춘들의 사랑이야기

 

"별난 친구들이 있는데, 한번 기획안 들어보시겠어요?"
#신승철 #심기용 #정윤아 #철학공방 별난 #출간 #후기
- 《우리는 폴리아모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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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렙씨가 폴***리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가 작년 가을경이었습니다. 철학공방 별난의 신승철 선생님과 만나 이런저런 일들로 의논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신승철 선생님은 알렙에서 책 여러 권 그리고 여타 다른 출판사에서도 저서 여러 권을 내신 분입니다. 알렙에서 낸 책들은 주로 생태철학에 관한 것이었는데, 생태철학의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은 탓인지, 매번 신 선생님의 책들은 그리 재미를 보지 못했었습니다.

다만, 올해 2월에 출판한 <구성주의와 자율성>이라는 책이 세종도서 학술부문에 선정되어, 드디어 2쇄를 찍게 되었습니다. 그에 힘입어, 다음 기획도 진행해 보려 하는데...... 두둥, 그것은 바로 펠릭스 가타리가 정식화한 분자혁명의 테제들에 관한 해설과 해석입니다. 제목은 가제로 <책략에서 앞서가라>라고 지어놓았습니다. 뭔가 Feel이 오지 않은가요.......

여기서의 이야기는 신승철 선생님이 아니라, 그와 같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심기용, 정윤아 연구원에 관한 것입니다. <철학공방 별난>이란 이름이 말하듯, "별난 친구들이 별난 기획을 갖고 있다"는 말에 솔깃했습니다.

게다가 그 개념도 낯선 "폴리아모리"라니, 그리고 윤리적/비윤리적 잣대로 이거냐 저거냐 옳고 그름을 내릴 수도 없는 영역이라니. 출판을 하는 데에 여러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이 신풍속도가 젊은 층의 뜨거운 관심과 이해를 받고 있다는 점에 놀랐고, 어느 정도 소개의 가치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저자들이, 이런 풍속을 강요하거나, 오래된 관습을 거부하거나, 새로운 관념만이 옳다거나, 사랑에 관한 옛 개념을 폐기하라거나, 등의 주장을 거세게 하지 않은 것이 분명합니다.
또한, 이 저자들이, 사랑에 관한 아주 정식화되고 정초화된 개념을 갖고 있다고 내세우는 것도 아닙니다. 폴리아모리라는 언어 또한 이제 생긴 지 얼마 안 돼 본질상 이것이다라고 딱히 규정할 것이 많지 않습니다.

알렙씨는 저자들이 "폴리아모리적인 삶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폴리아모리로 살아가겠노라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길 바라는" 의도를 갖고 있음에 주목했습니다.
저자들의 말처럼 "어쩌면 앞으로 우리가 새롭게 마주치게 될 삶"일 수도, 아니면, "직접 들어본다면 생각 외로 아주 평범한, 이미 겪어본 이야기일 가능성이 농후한 이야기"
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알렙씨는 독자들에게 조금은 불편할지 모를 낯선 질문들, 낯선 문턱들로 가득 찬 이 책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알렙씨가 이에 동의 표를 보내는가와는 관계가 없듯이, 독자들도 동의/부동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대로의 모습을 가감 없이 접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