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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렙과 책/내용 속으로

당신 참 논리적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열여덟을 위한 논리 개그 캠프>


<열여덟을 위한 논리 개그 캠프> 본문 내용의 일부를 정리해서 올립니다.

아무쪼록 재밌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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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참 논리적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서기 2222년 지구는 우리 비만인들이 지배하게 됩니다. 마른인간들은 거의 멸종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 비만인들은 과거에 지구에 살았다는 마른인간에 대해서 연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른인간 연구소>, 「폭소클럽」(2006)


우리가 보통 ‘당신 얘기는 논리적이지 못해’라고 말할 때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표현은, 말이나 글에 두서(頭緖)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두서 있게’ 말하거나 쓰면 그것이 논리적일까요?

맞습니다. 두서 있게 말하거나 쓰는 것이 논리적 사고력의 출발입니다. 두서란 어떠한 글과 말의 순서와 질서, 즉 갈피를 뜻합니다. ‘갈피를 못 잡다’라는 표현이 바로 논리적이지 못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말이나 글에 두서가 있을 때, 그것을 논리적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논리를 다루는 학문이 논리학입니다. 논리학이 다루는 것은 낱말(개념), 명제(판단), 논증(추리)입니다. 낱말과 명제 그리고 논증은 각각 개념, 판단, 추리라는 사고 과정을 언어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중에서 우리가 개그에서 웃음 코드를 발견하거나 논술에서 글쓰기를 할 때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논증입니다.

논증이란 어떤 주장을 할 때 그 주장이 타당하고 그럴듯한지, 근거를 함께 제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주장’을 논리적인 용어로 표현하면 ‘결론’이며, ‘근거’는 ‘전제’입니다. 같은 말입니다.

두서없이 아무렇게나 말하고 글쓰는 대신,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제(근거)와 결론(주장)의 형식으로 질서 있게 제시하는 것이 논증입니다.


아래 예문을 볼까요?「논술 개그」 공연에도 등장하는 예문입니다.


가수 아이유는 눈이 두 개야. 왜 그러냐고? 그건 묻지 마. 아이유가 눈이 두 개라는데 왜 자꾸 따져? 그냥 그런 줄 알아. 아무튼 아이유는 눈이 두 개야.


아이유가 눈이 두 개라는 주장은 맞습니다. 하지만 전혀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제시되지 않고 막무가내로 말했으니까요. 위의 말을 논증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바로 전제와 결론의 형식으로 제시하면 됩니다.


전제(근거): 모든 사람은 눈이 두 개다.

전제(근거): 가수 아이유는 사람이다.

결론(주장): 그러므로 가수 아이유는 눈이 두 개다.


가수 아이유가 눈이 두 개라는 결론(주장)과 그 결론의 전제(근거)들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이 논리적 증명, 즉 논증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제시하면 매우 논리적인 말이나 글이 됩니다. 다음 예문을 볼까요?


대전제(근거): 모든 사람은 눈이 세 개다.

소전제(근거): 가수 아이유는 사람이다.

결론(주장): 그러므로 가수 아이유는 눈이 세 개다.


위의 예문도 타당한 (연역) 논증입니다. 전제와 결론을 논리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니까요. 바로 여기에서 많은 학생들이 고개를 갸우뚱할 것입니다. ‘가수 아이유는 눈이 세 개다.’라는 결론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이 논증은 타당합니다. 이 논증의 문제점은 결론이 아니라 전제에 있습니다. ‘가수 아이유는 사람이다.’라는 소전제는 참이지만, ‘모든 사람은 눈이 세 개다’라는 대전제가 거짓이기 때문입니다. (이와는 달리 전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확증할 수 없을 때 그 전제는 가정이 됩니다. 위 삼단논법에서 대전제는 가정이 아니라 명백히 거짓입니다. 만약 눈이 세 개인 사람이 태어난다면 그 대전제는 가정이 아니라 거짓 전제가 됩니다.)


그런데 전제가 거짓이어도 타당한 논증일까요? 

그렇습니다. (연역) 논증이란 전제나 결론의 사실관계를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논증은 우선 내용의 사실 여부가 아니라 형식을 따지는 것입니다. 즉 논증은 전제로부터 결론이 도출되는 형식을 다룹니다. 그래서 논리학은 수학처럼 형식적인 학문입니다. 그 형식에 담긴 내용을 사실적으로 검토하는 역할은 과학(인문학, 사

회과학, 자연과학)이 맡습니다. 과학적으로 그 논증의 전제들이 참일 때 그 논증은 내용적으로도 건전하다고 합니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어떤 논증이 타당하다는 것은 형식이 올바르다는 것을 말하고, 건전하다는 것은 그 내용까지 참임을 의미합니다.

자 그럼, ‘논리적이다’라는 말을 정의해 볼까요?

“전제와 결론의 형식으로 제시되어야 하며, 그 전제로부터 결론이 필연적으로 나와야 합니다.”




열여덟을 위한 논리 개그 캠프

저자
김성우, 송진완 지음
출판사
알렙 | 2014-11-2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열여덟을 위한 철학 캠프], [신화 캠프]에 이어, 청소년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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