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8천 신들의 고향 제주에서 신을 만나러 가는 길
무속 현장에서 길어 올린 살아 있는 제주 신화
<문무병의 제주 신화 이야기> 1,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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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세계를 신길을 닦는 과정으로 본다면,
태초에 세상이 창조되던 왁왁한 어둠을 헤치는 창세의 다리인
천지왕다리를 놓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천지왕이 길을 트면, 삼시왕 무조 젯부기 삼형제가 삼천천제석궁 깊은 궁에 갇힌 어머니를 구하고,
어주에삼녹거리에 신전집을 지어 어머니 자주명왕 아기씨를 모셔와
악기의 신 너사무너 도령이 어머니를 모시고
연물을 치며 굿법을 열었던 ‘초공 신길’인 초공다리를 놓고,
서천꽃밭의 생명꽃, 번성꽃, 환생꽃을 따다가
병든 자를 고치고 죽은 자를 살리는 ‘이공 꽃길’인 이공다리를 놓고,
삼공 가믄장아기가 아버지 강이영성과 어머니 홍은소천을 찾으려고
100일 봉사 잔치를 하여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던 ‘삼공 전상길’인 전상다리를 놓고,
차례로 신의 세계를 열어가 불도땅에서 아기들을 키워주는 삼싱할망다리,
칠원성군다리, 구할망다리, 심방집 당주다리, 사가집 시왕다리, 요왕다리, 곱은멩두다리 등
모든 신길을 다 닦고 다리를 놓는다.
이것이 신화 본풀이를 노래하여 신을 살려내는 일, ‘신나락 만나락 하는(신명나는) 일’,
신화의 세계, 신화 공동체를 완성하는 길이다.
그리하여 문제를 풀어 다리를 건너는 것이 신화의 세계를 완성하는 것이다.”
- 《두 하늘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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